창세기 36장 강해(에서의 족보와 에돔의 간략한 역사)
서론)
창세기는 내용상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부분은 1장부터 11장까지로 ‘인류 역사의 시작’에 관한 내용입니다. 둘째 부분은 12장부터 마지막 장인 50장까지로 ‘선조들의 이야기’ 곧 아브라함과 야곱과 요셉으로 대표되는 ‘믿음의 선조세대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 중 오늘 본문인 36장은 창세기의 둘째 부분 중 야곱 가정 중에서, 큰 아들 에서의 후손에 관련된 내용들이 중요한 주제라 할 수 있습니다.
본론)
가) 에서의 족보
1절, “에서 곧 에돔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36장은 ‘야곱’의 형이었던 ‘에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1절부터 8절까지는 ‘에서의 족보’이며, 9절부터 43절 마지막절 까지는 ‘에돔 족속의 조상 에서의 족보’입니다. 한마디로 36장 전체는 에서와 그의 후손들의 계보에 대한 기록입니다.
‘에서’는 이삭과 리브가 사이에 태어난 쌍둥이 형제 중, 형으로 야곱을 동생으로 두었습니다. ‘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피부색이 붉어서 붙여진 이름이었습니다(창 25:25). 그에게는 별명이 있었는데, 바로 ‘에돔’입니다. 그의 별명 에돔은 그가 붉은 죽 한 그릇에 장자의 권리를 가볍게 여겨 동생 야곱에게 팔아 넘기며 붙여진 별명이었습니다(창 25:30).
그런데 오늘 본문 1절은‘에서 곧 에돔의 족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즉 장자로 태어났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자리를 경홀히 여겼던 ‘에서’ 곧 ‘에돔’의 삶과 그의 삶에 영향을 받았던 후손들이 과연 어떤 인생의 길을 걸어 나갔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2절입니다. “에서가 가나안 여인 중, 헷 족속 엘론의 딸 아다와 히위 족속 시브온의 딸인 아나의 딸 오홀리바마를 자기 아내로 맞이하고”= 본문은 에서가 가나안 여인들과 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는데, 야곱이 아람 출신의 아내들과 결혼한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 그의 결혼은 아버지 이삭과 어머니 리브가의 근심거리가 되었다고 창세기 26장 35절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일로 상심에 쌓인 부모 이삭과 리브가의 심경을 읽었는지…… 에서는 3절의 기록처럼 이스마엘의 딸 ‘바스맛’을 또 아내로 맞이합니다. 하지만 그 결혼 또한 하나님의 뜻과는 무관한 자의적 결정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부여해 주신 ‘장자’라는 자리를 가벼이 여겼던 에서의 삶에 또 불신앙적인 요소가 추가되며,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어 갔음을 알 수 있어요.
4절에서 5절입니다. “아다는 엘리바스를 에서에게 낳았고 바스맛은 르우엘을 낳았고 오홀리바마는 여우스와 얄람과 고라를 낳았으니 이들은 에서의 아들들이요 가나안 땅에서 그에게 태어난 자들이더라”= 에서는 3명의 아내로부터 5명의 아들들을 얻게 됩니다. ‘엘리바스’는 ‘하나님이 정복하시다’는 뜻이고, ‘르우엘’은 ‘하나님의 친구’ 혹은 ‘하나님은 친구이시다’라는 의미입니다. '여우스'는 ‘하나님이 도와주시기를 원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비록 이방 여인들과 결혼한 에서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아들들의 이름 속에서 하나님께 대한 신앙 고백을 어느 정도는 엿볼 수 있습니다.
6~ 8절= “에서가 자기 아내들과 자기 자녀들과 자기 집의 모든 사람과 자기의 가축과 자기의 모든 짐승과 자기가 가나안 땅에서 모은 모든 재물을 이끌고 그의 동생 야곱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갔으니 두 사람의 소유가 풍부하여 함께 거주할 수 없음이러라. 그들이 거주하는 땅이 그들의 가축으로 말미암아 그들을 용납할 수 없었더라. 이에 에서, 곧 에돔이 세일 산에 거주하니라”=
하지만 야곱과 가까이 지내던 에서는 얼마 후, 자신의 모든 사람과 모든 짐승과 모든 재물을 다 가지고 가나안 땅을 떠나서 나름 목초지가 비슷한 세일 땅으로 이주해갑니다. 세일은 사해 남부, 미디안에선 북부에 있는 꽤 넓은 땅입니다.
에서의 실수는 하나님께서 주신 ‘장자’라는 자리를 가벼이 여겨 죽 한 그릇에 팔아버리는 경솔한 행동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더군다나 그는 이방여인들과 결혼하며 더욱 불신앙의 자리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마침내는 하나님과의 언약의 자리인 가나안 땅마저 박차고, 세일이라고 하는 이방 땅에서 세상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신앙 여정에도 이런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라는 귀한 신분, 곧 은총 입은 자리를 귀하게 여기지 않고 경홀히 여길 때, 우리는 우리의 신앙 양심을 팔아 버리기 쉽습니다. 그렇게 한번 죄에 노출되면 우리 영혼에는 불신앙적인 독소가 유입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점차 그 영역이 확대되어 가며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어둡게 합니다. 그러다가 물질과 세상, 소유물과 재물에 마음을 빼앗기게 되어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망각하고, 그 자리를 이탈하여 어그러진 세상길로 향하게 됩니다. 오늘 에서가 보여주는 신앙 행보가 바로 거울이 되어야 합니다.
또 다른 안타까운 점은 그런 그의 신앙 변질이 후손들에게 악화일로의 길을 걷게 하는 출발점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본문 12절=“에서의 아들 엘리바스의 첩 딤나는 아말렉을 엘리바스에게 낳았으니 이들은 에서의 아내 아다의 자손이며”라고 했고, 16절=“고라 족장, 가담 족장, 아말렉 족장이니 이들은 에돔 땅에 있는 엘리바스의 족장들이요 이들은 아다의 자손이며”라 했으니, 여기 12절과 16절에 연거푸 거론되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아말렉’입니다.
‘아말렉’은 엘리바스의 첩 딤나의 아들로 이후 그를 중심으로 아말렉 족속이 형성됩니다. 아말렉 족속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과 최초로 전쟁을 벌이는 등 역사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가장 많이 괴롭히며 대적한 족속입니다. 바로 그 아말렉이 에서가 세일 산으로 이동하여 얻게 된 후손중의 하나였던 것이죠.
하나님께서 약속 가운데 허락하신 땅이나 자리를 귀히 여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의 욕망을 좇았던 에서는 외형적으로는 풍성하고 넉넉한 삶을 살았던 것처럼 보입니다. 에돔 족속이라는 강력한 민족의 시조(始祖)가 되는 영예를 얻은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세상적인 관점입니다.
하나님의 관점, 하나님 나라의 시각으로 본다면 그는 은혜의 자리를 떠남으로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뜻을 거스리며 하나님의 백성들을 대적하는, 하나님의 대적자들을 배출해낸 에돔족속의 우두머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은 단순히 우리 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부지불식간에 우리 후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마련입니다. 만일 우리가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그리스도인이라는 자리를 가벼이 여기고, 육신의 정욕을 좇아 세일과도 같은 세상 길로 향한다면 일차적으로 우리 자녀들의 영혼이 상하게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후손들의 영적인 생명을 위협하는 영혼의 덫이라는 요소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나)에돔의 왕들에 대한 소개
또한 31절에 이스라엘에 왕이 있기 전에 이미 에돔 땅에는 왕들이 있었다고 말씀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노예 생활을 하는 동안 에돔 족속은 독립된 나라를 이루면서 정치 경제 모든 부분에서 이스라엘보다 발전된 상태에 있었고 외형적인 번영과 풍요를 누렸습니다.
32절 이하에 나오는 왕들은 에돔의 기틀을 닦은 왕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에돔 왕국을 훌륭히 발전시킨 왕들입니다.
39절의 바알하난과 하달 시대에 와서야 이스라엘에 첫 번째 왕인 사울이 등극하게 됩니다.
이어지는 40절 이하에는 에돔의 왕들에 이어 족장들에 대한 소개가 비교적 소상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왕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업적이나 신상에 관한 언급은 생략되었습니다. 왜? 그닥 중요한 것들이 없다는 의미겠죠?
결론)
말씀을 마칩니다. 창세기 36장은 에서의 후소등에 대해서 상세히 열거하고 있습니다.
이는 에서이 가문 및 창세기에 기록된 마지막 이방인들에 대한 족보로서, 장차 일어날 이방 민족들의 침략에 대한 그 배경적인 설명이 필요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에서는 모든 부분에서 야곱보다 나은 외적 조건을 타고 났지만 믿음이 없었기에 하나님의 구속의 은혜에 속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에서의 삶을 바라보면서 믿음으로 사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우리들의 믿음을 돌아보는 오늘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060525 안익선 목사/ 참조: 이성유 외
'창세기 강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세기 28장 강해 (밧단 아람으로 향해 가는 야곱) (1) | 2025.06.11 |
---|---|
창세기 32장 강해(이스라엘이 된 야곱) (1) | 2025.06.11 |
창세기35장(벧엘로 돌아 온 야곱과 하나님의 축복하심) (4) | 2025.06.11 |
창세기 34장 강해(야곱이 세겜에서 겪은 참담한 사건) (1) | 2025.06.11 |
창세기 33장 강해(에서를 만난 야곱) (0) | 2025.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