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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을 90분만에 먹는 물로…물 1톤 생산 `1000원`

호걸영웅 2010. 6. 9. 05:23

심각한 물부족 국가인 이스라엘. 4~10월 건기에 비 한방울 내리지 않고 연평균 강우량은 약 700㎜에 불과하다. 최대 취수원인 갈릴리 호수의 수위마저 최근 낮아지고 오염 가능성이 대두되는 상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바닷물을 정수해 음용수로 사용하는 해수담수화 기술로 물부족을 극복하고 있다.

텔아비브에서 남쪽으로 15㎞ 거리에 있는 해안도시 팔마림에 위치한 GES담수화플랜트.

이곳은 바닷물로 연간 4500만t의 담수를 생산해 하데라에 위치한 IDE담수화플랜트(연간 1억2700만t)와 아슈켈론에 있는 IDE담수화플랜트(연간 1억2000만t)와 함께 이스라엘 3대 담수화플랜트로 꼽힌다.

이스라엘은 바닷물을 담수화해 전체 물 소비량 중 25%를 충당하고 있는데, 이 3대 플랜트들이 담수 생산 중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GES담수화플랜트의 매니저인 아브너 헐모니 씨는 "담수화 기술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이스라엘의 발전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물 소비량 중 담수화 비중을 현재 25%에서 2020년까지 50%로 2배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GES담수화플랜트는 지난달 담수화 생산량을 연간 3000만t에서 4500만t으로 늘리는 확장공사를 마쳤고, 조만간 추가 확장공사를 할 예정이다. 다른 담수화플랜트들도 잇달아 확장공사를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10년 후면 이스라엘은 1인당 담수화 비율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게 된다.

헐모니 씨는 이스라엘에서 담수화 기술이 널리 사용되는 것은 무엇보다 최첨단 기술로 생산원가를 대폭 낮춘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 담수화플랜트들은 담수된 물을 전량 이스라엘 수자원공사에 공급한다"면서 "GES담수화플랜트의 경우 물 1t에 3세겔(약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값에 공급한다"고 말했다.

헐모니 씨는 또 "바닷물이 마실 수 있는 물로 변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90분이면 충분하다"며 "이스라엘 담수화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담수화 과정은 크게 세 단계를 거친다. 우선 바닷물을 채취해 조개나 쓰레기 등을 제거한 뒤, 높은 압력을 가해 염분을 분리한다. 이때 완전히 순수한 물이 생산되는데 이를 마시면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마지막으로 약간의 염분과 미네랄이 더해진다.



헐모니 씨는 "한국도 미래에 물부족 사태가 염려되는 나라라고 들었다"며 "담수화는 물 부족에 대한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친환경적인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GES담수화플랜트는 이미 중국과 인도 등에 기술을 수출했고, 향후 남미나 아랍권의 담수화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편 폐수처리 능력도 이스라엘이 전 세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폐수를 처리해 재활용하는 비율은 무려 75%에 달해 2위인 스페인(12%)의 여섯 배를 넘는다.

그러나 대다수 이스라엘인들은 미래의 어느 날 완전히 담수화된 물만 마시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좀 더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마시는 물은 담수된 것보다는 지하수 등 천연의 음용수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시리즈 끝>

[팔마림(이스라엘) = 윤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