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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존 큐(John Q)에서 본 미국의 의료민영화 현실

호걸영웅 2009. 6. 8. 23:34

몇 년 전에 존 큐(John Q)라는 미국영화를 감명 깊게 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2002년경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덴젤 워싱턴이라는 유명한 미국의 지성파 배우가 주연을 맡아서,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 당시 저도 이 영화를 통해서 가슴 찡한 부성애를 느꼈던 기억이 있었는데, 최근에 우연히 그 영화를 DVD로 한번 더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존 큐는 단란한 가정의 자상한 아버지입니다. 그러나 빚에 쪼들리는 미국의 서민 가장입니다. 그는 아내와 맞벌이도 하고 다른 직장도 구해보려 하지만 여의치 않고, 세금체납으로 차량이 압류되기도 합니다. 경제적으로야 어려웠지만 다정한 아버지로서 행복하게 살아가던 중 갑자기 하나뿐인 아들이 야구 시합 중에 쓰러져 병원에 후송됩니다.

 

평소에 건강했었던 아들은 심장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심장수술을 하지 않으면 살아날 가망이 없다는 청천벽력의 진단에도 이들 부부는 절망하지 않고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합니다. 병원 측에서는 막대한 비용의 병원비가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합니다. 심장수술을 받을 수술대기자의 명단에 올리는 것조차 아주 힘든 일이었지만, 이들 부부는 자신들이 가진 거의 모든 것을 다 처분하고, 이웃과 친구들의 모금운동 등을 통해서 조금씩 수술비를 모아갑니다.

 

그러나 이들 부부가 백방으로 노력하였지만, 보험혜택도 받을 수 없고 정부 지원금도 받을 수 없다는 현실의 큰 벽에 부딪혀 아들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존 큐는 절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수술은 고사하고 대기자 명단에도 올릴 수 없게 되자, 주인공인 존 큐는 최후의 방법을 택합니다. 아들이 입원한 병원의 응급실을 점거하고 심장전문의와 몇 몇 환자들을 인질로 잡고 아들의 이름을 수술 대기자 명단에 올려달라고 요구합니다. 아이에 맞는 심장이 없다고 하자 그는 자신의 심장을 아이에게 주려고 합니다. 자신이 죽음으로써 아들을 살리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전국적으로 방송이 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지만, 결국은 기적적으로 아이에게 맞는 새로운 심장이 구해지고, 병원측의 무료수술로 인해 아이가 살아나는 해피앤딩으로 끝을 맺게 됩니다.

 

영화든 책이든 여러 번 보게 되면 미처 전에 다 보지 못했던 장면 등을 보게 됩니다. 제가 과거에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끝없는 사랑만을 보았습니다. 눈물겨운 아버지의 자식사랑이 진하게 배어 나온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았을 때는 또 다른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2007년에 만들어진 식코(Sicko)라는 영화에서 본 것과 같은 미국의 의료현실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존 큐(John Q)라는 영화에서도 의료진과 병원직원들은 치료하기 전에 의료보험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합니다. 의료보험이 없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우리의 주인공은 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므로 치료할 수 있다고 안심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의료보험 관계자는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계약이 변경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영화 식코(Sicko)에서와 같이 5천만 명 이상이 의료보험이 없어 엄청난 비용의 의료비 때문에 고통 받고 있고, 의료보험에 가입된 사람들도 여러 조건을 내세운 보험회사에 의해서 실질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 미국의 의료계의 현실이라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내용은 2006년에 개봉된 Last Holiday란 미국영화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을 이용하려면 비싼 보험료의 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그나마도 보험회사에 유리한 일방적인 심사에 의해 가입 자격이 주어지고, 가입해서도 이런 저런 조건에 따라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미국의 민영의료보험시스템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의료기관들은 제휴되어있는 민영의료보험에서 병원비를 지불하는 환자만을 치료하는 곳, 부자들만이 양질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미국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따라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슬그머니 추진하다가, 워낙 국민들이 반대를 하니 눈치만 보고 있지만 언제라도 틈만 보이면 밀어붙일듯한 분위기라고 합니다. 어느 도에서는 자치단체장이 고위 공무원부인들을 모아놓고 영리병원의 좋은 점을 홍보했다고 해서 구설에 올랐습니다.

 

이미 민영의료보험 상품을 출시한 보험회사도 있고 곧 출시할 회사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보험회사의 광고에서는 병원비가 없어서 애태우는 사람들이 안타까워서 민영의료보험 상품을 내 놓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보험회사들의 광고와는 달리, 이 민영의료보험상품이 우리나라 공영의료보험제도의 근간을 흔들어 공영의료보험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출처 : 마음테크
글쓴이 : 마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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