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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한글 성경 번역의 역사

호걸영웅 2012. 2. 24. 10:56

'100년' 한글 성경 번역의 역사
2011년 01월 21일 (금) 10:45:47 최창민 기자 charming@igoodnews.net

올해는 최초로 한글 성경이 완역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지난 1911년 최초의 한글 성경 ‘셩경젼셔’가 완역되면서 한국 교회의 선교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민족의 언어로 성경이 번역 됐을 때, 비로소 온전한 복음이 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글 성경 번역의 역사는 세계 성경 번역의 역사만큼이나 파란만장하다.

# 신약 낱권 번역(1882년~1900년)
성서 66권 가운데 낱권들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오기 시작한 것은 1882년부터다. 로스 목사를 중심으로 매킨타이어, 이응찬, 백홍준, 서상륜, 이성하 등이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을 각각 개별 낱권으로 번역해 출간한 것이 1882년. 이 시기 신약 27권이 낱권 또는 합본으로 출판되었다.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1882), ‘예수셩교요안ᄂᆞㅣ복음젼셔’(1882) 등이다. 이후 1887년 우리말로 된 최초의 완역 신약 ‘예수셩교젼셔’가 나오게 된다.

중국에서 로스를 중심으로 번역이 이뤄졌다면 일본에서 이수정이 번역자로 나섰다. 현토한한신약성서(懸吐漢韓新約聖書)로 알려진 ‘新約聖書馬太傳’(1884), ‘新約聖書馬可傳’(1884), ‘新約聖書路加傳’(1884) 등이 그것이다. 이수정은 이어 ‘신약마가젼복음셔언ᄒᆞㅣ’(1885)를 내놓기도 했다.

로스역, 이수정역 이외에 국내에서도 낱권 번역이 이뤄졌다. 상설성경실행위원회(常設聖經實行委員會) 산하 성경번역자회(聖經飜譯者會)에서 번역한 ‘마가의젼ᄒᆞᆫ복음셔언ᄒᆞㅣ’(1887), ‘누가복음젼’(1890), ‘보라달로마인셔’(1890), 펜윅의 ‘요한복음젼’(1891), ‘마태복음 馬太福音’(1892), ‘ᄉᆞ도ᄒᆞᅟᅵᆼ젼’(1892), 펜윅의 ‘약ᄒᆞᆫ의긔록ᄒᆞᆫᄃᆞㅣ로복음’(1893), ‘마태복음’(1895), ‘요한복음’(1896) 등이다.

또 ‘바울이갈라대인의게ᄒᆞᆫ편지’(1897), ‘야곱의공번된편지’(1897), ‘베드로젼서’(1897), ‘베드로후셔’(1897), ‘마태복음’(1898), ‘마가복음’(1898), ‘누가복음’(1898), ‘ᄉᆞ도ᄒᆞᅟᅵᆼ젼’(1898), ‘로마인셔’(1898), ‘고린도젼셔, 고린도후셔’(1898), ‘필닙보인셔’(1898), ‘데살노니가인젼후셔’(1898), ‘골노ᄉᆞㅣ인셔’(1898), ‘듸이모데젼셔, 듸이모데후셔, 듸도셔, 빌네몬’(1898), ‘희브ᄅᆞㅣ인셔’(1898), ‘요한일이삼유다셔’(1898), ‘에베소인셔’(1899), ‘요한믄시’(1900) 등이 있다.

낱권으로 계속 출간되던 번역서는 1900년에 드디어 ‘신약젼셔’ 완역본이 나왔다. 로스의 경우 스코틀랜드성서공회의 후원을 받았다. 국내에 들어와 있던 영국성서공회와 미국성서공회의 공인 번역 역시 낱권 번역이 완료되는 대로 출판됐다.

# 구약 낱권번역과 완역(1898년~1911년)
1900년을 전후로 구약의 낱권 출판도 이어졌다. ‘시편촬요’(1898), ‘창셰긔’(1906), ‘시편'(1906), 'ᄌᆞᆷ언’(1907), ‘삼우엘젼후’(1907), ‘말나긔’(1907), ‘출애굽기’(1907), ‘렬왕긔샹하’(1908), ‘이사야’(1908), ‘삼우엘젼’(1910) 등이 연이어 출판됐다. 이후 1911년 ‘구약젼셔’가 나왔다. 미국성서공회는 우리말 구약전서를 상(창세기-역대하), 하(에스라-말라기) 두 권으로 출판했다.

우리말 성서는 성서를 원문에서 직접 번역하지 않고 다른 번역에서 번역하는 중역(重譯) 방식을 취했다. 1901년 미국에서 나온 ‘미국표준역’(American Standard Version)을 기초 본문으로 삼고 그 밖에 한문 성서를 참고한 흔적이 짙다.

번역에 참여한 이들도 영국·미국 계통과 중국·일본어 계통으로 나눌 수 있다. 영미 계통은 주로 선교사들이 맡았으며, 중일 계통은 우리나라 학자들이 맡았다. 이는 성서언어와 우리말을 함께 다를 수 있는 번역자가 없었던 당시 사정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 옛 번역(1911년~1952년)과 개역 한글판(1956년 이후)
한국 교회가 반세기 이상 사용한 ‘성경전서 개역 한글판’은 1900년에 완역된 신약과 1911년에 완역된 구약을 다시 고친 번역이다. 완역 한글성경이 나온 바로 그해(1911년) 선교사들은 ‘번역위원회’를 해체하고 ‘개역위원회’로 이름을 바꿨다. 번역과 동시에 개역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이후 1936년 ‘구약 개역’을 출판했고 1938년 ‘신약젼셔 개역’을 출판했다. 같은 해 ‘셩경개역’도 함께 출판했다.

이후 한글맞춤법통일안에 따라 표기를 고쳐 출판한 것이 1952년 ‘성경전서 개역 한글판’이다. ‘한글판’이란 이름도 이때 처음 사용됐다. 이후 번역과 표기법을 손질해 ‘개역’ 결정판이 나온 것이 1961년. 성경전서 개역 한글판(표제지 연도 1956)이다.

또한 1998년 ‘개역’을 대폭 개정해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이 발행됐다. 어려운 고어와 한자어를 쉬운 말로 수정하고 맞춤법이 달라진 곳, 문법이 맞지 않거나 어색한 문장을 다듬었으며, 장애인 차별 용어도 고쳤다.

개역 한글판은 개역개정판으로 꾸준히 교체돼 지금은 많은 교회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대한성서공회는 “최근 교단별 성서 활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85%~90%가 개역개정판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