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민수기 제27장 강해 (여성에 대한 상속제도와 새 지도자의 선출)

호걸영웅 2023. 12. 18. 08:39

민수기 제27장 강해 (여성에 대한 상속제도와 새 지도자의 선출)

 

 서론)

26장은 요단강을 건너기 직전에 여리고 맞은 편 모압 땅에서 있었던 이스라엘 백성의 제2차 인구조사로서 그 조사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전쟁에 나갈만한 각 지파의 남자들의 숫자였습니다. 고로 26장은 건너 뛰고 27장으로 넘어왔습니다.

 

27장은 므낫세 지파의 슬로브핫에게는 남자들이 다 죽고 딸들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을 상속받을 수가 없었는데, 슬로브핫의 딸들은 모세에게 와 간청을 함으로써 모세가 하나님께 나아가 지혜로운 답을 얻어 오게 됩니다. 고로 딸들도 기업을 받을 수 있는 상속 제도가 새로 생겨나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모세가 곧 요단을 건너기 전 죽게 될 것을 말씀하시는데……모세는 자기의 사후에 새 지도자를 세워주십사 간구합니다. 그러자 여호수아를 새 지도자로 하나님께서 임명토록 하십니다.

 

본론)

 )1-11절은 기업 상속법에 대한 내용입니다.

가나안 땅에 대한 분배의 기준은 20세 이상 된 남자의 수대로 나누는 것으로써, 앞 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26:52-56). 이 분배법과 이스라엘 사회의 전통적 관습에 의하면 아들이 없이 죽은 가장은 기업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가나안 땅에서의 기업은 하나님의 약속과 그에 대한 믿음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 기업을 얻지 못한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거룩한 공동체에서의 끊어짐을 의미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광야에서 아들이 없이 딸들만 남기고 죽은 므낫세 지파 슬로브핫의 딸들이 모세에게 아비의 기업을 요구하 고, 모세는 여호와께 기도하여 응답을 받아, 새로운 토지 상속 제도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1: 요셉의 아들 므낫세 가족에 므낫세의 현손(4대손,혹은 고손), 마길의 증손(3대손) 길르앗의 손자 헤벨의 아들 슬로브핫의~슬로브핫의 딸들이 민원을 가지고 모세를 방문하게 됩니다.

 

 2: 그들이 회막문에서 모세와 제사장 엘르아살과 족장들과 온 회중 앞에 서서 가로되=

회막은 제사와 정치가 일체였던 생활을 하던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집회 장소로 많이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회막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의 중심지였습니다. 이것은 그들의 삶에 주권자가 하나님이시며, 그들의 삶이 오직 하나님과의 관련 속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슬로브핫의 딸들이 회막을 찾은 이유는 그 당시 사회적 상황으로서는 용납될 수 없었던 토지 상속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문제를 하나님 앞으로 갖고 나옴으로써, 하나님으 로부터 정당한 판결을 기대하였습니다. 당시 시회구조는 공정하지 못한 부분이 많이 있었 기에, 억울하거나 부당한 일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만은 이러한 모든 제약을 벗어나 의롭게 판단하시고 행동하실 수 있는 분이시기에, 슬로브핫의 딸들은 하나님 앞에서 호소하고자 감행하였던 것입니다.

 

 3: 우리 아버지가 광야에서 죽었으나 여호와를 거스려 모인 고라의 무리에 들지 아니하 고~=

부친이 비록 죄인이긴 했으나 결코 하나님께 반역하는 행위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슬로브핫 딸들의 탄원입니다. 그녀들이 고라 당을 비유로 들고 나온 이유는, 여호와께 대한 반역죄가 대대로 이어진다는 관념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고라 당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자신들이 유업 상속의 권리를 상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4: 어찌하여 아들이 없다고 우리 아버지의 이름이 그 가족 중에서 삭제되리이까~

히브리 관례상 이름을 상실한다는 것은 존재를 상실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들이 있어야만 유산을 상속할 수 있었고, 자신의 이름을 보존시킬 수 있었던 당시에 아들이 없는 슬로브핫은 그 존재가 영영 잊혀 질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혜롭고 용기 있는 그들의 딸이 상속 문제를 제기하였고 그것이 하나님께 용납됨으써 기업을 이어받고, 가계 에 그 이름이 계속 유지되게 되었습니다.

 

 5: 모세가 그 사연을 여호와께 아뢰니라.

모세가 이 여인들의 탄원을 기각시키지 않고 여호와께 아뢴 것은, 그의 내면에 지도자의 필수자질인 세심함과 타인의 의사 존중 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그 당시 관례엔 없었던 요구였지만, 관례에 따라 판단하지 않고 하나님의 지혜와 섭리에 먼저 의존하려고 하는 신앙인의 신중한 자세를 보여줍니다.

 

 7: 슬로브핫 딸들의 말이 옳으니 너는 반드시 그들의 아비의 형제 중에서 그들에게 기업을 주어~

하나님께서 슬로브핫 딸들의 정당하며, 주장이 당연한 것이라 여겨져, 아버지의 이름이 소멸되는 것을 막으려는 딸들의 탄원은 하나님께서 의롭다고까지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공의의 하나님 께서는 슬로브핫의 유산을 딸들에게 돌리도록 하십니다. 이스라엘 사회에 있어서 토지의 공평한 분배는 곧 부의 균등한 분배를 가리키는 것으로 하나님의 지상 명령입니다( 26: 12 ; 8:18; 10:4).

고로

 8: =사람이 죽고 아들이 없거든 그 기업을 그 딸에게 돌릴 것이요.-라고 하십니다.

딸에 대한 재산 분배는 특례법으로만 적용된 것으로써, 첫째 부친에게 아들이 없을 경우, 둘째 같은 지파의 남자와 혼인할 경우에만 이루어져 아직 이스라엘이 남성 위주의 관례를 깨뜨리지 못했음도 시사하고 있습니다.

 

8절 이하에 딸도 없을 경우에는 그 형제에게 돌리게 되고, 형제도 없으면 그 아비의 형제에게 돌리게 됩니다. 그것은 각 가문의 철저한 토지 관리를 통해 이스라엘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시 키려는 목적도 지니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타 가문이나 타 지파에게 양도하지 말라는 규정 이라고 하겠습니다.

 

 11: 그 아비의 형제도 없거든 그 기업을 가장 가까운 친족에게 주어 얻게 할지니라 하고~

=그것도 안돼면, 가장 가까운 친족에게 주라는 것은 절대로 다른 지파에게 땅을 팔지 말라 는 뜻입니다. 이는 토지가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25:23, 24; 19:4; 왕상 2`1`:1-24). 토지의 세습 제도를 확립하는 것이며, 토지 세습이 깨어지면 공동체의 불균형 및 불평등이 생겨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 12-23절은 새 지도자 여호수아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땅에 대한 모든 지시를 마친 후 므리바의 물 사건(20:2-13)을 이유로 모세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아바림 산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리라고 예고하십 니다. 이에 모세는 자신을 대신하여 이스라엘을 가나안으로 인도할 새 지도자를 세워달라고 하나님께 간청하고, 하나님께서는 그 응답으로 여호수아를 모세의 계승할 후계자로 지목하 셨습니다. 모세는 순종하여 여호수아를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세웠습니다.

 

1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 아바림 산에 올라가서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준 땅을~

본래 아바림은 하나의 산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요르단 강 동편 모압 평지를 가르며 뻗어 있는 커다란 산맥을 가리킵니다( 32:49). 이 산맥 안에 비스가 산이, 그리고 그 산에 아바림 산맥의 최고봉이기도 한 느보산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아바림 산을 느보 산과 동일시한 호칭입니다(21:20; 3:27; 34:1). 모세는 이 느보 산에서 하나님께 로 돌아갔습니다.

 

 13: 본 후에는 네 형 아론의 돌아간 것 같이 너도 조상에게로 돌아가리니14: 이는 신 광야에서 회중이 분쟁할 제 너희가 내 명을 거역하고 그 물가에서 나의 거룩함을~

 

모세로 하여금 므리바 사건의 전말을 기억하게 하십니다. 그의 죽음이 단지 수명이 다해서가 아니라, 불순종 때문에 가나안 땅을 밟지 못하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의 성취를 위한 것임을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바란 광야 북동쪽에 접해 있던 신 광야의 가데스에서 백성들이 물 때문에 지도자 아론과 모세에게 대적했던 사건을 바로 회중이 분쟁할 ()’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므리바는 분쟁이라는 뜻으로, 하나님께서 그렇게 칭하신 것은 광야에서 백성들이 얼마나 하나님과 지도자에게 불평 불만의 생활을 했는가를 대대로 상기하게 하려고 하심입니다.

 

16: 여호와, 모든 육체의 생명의 하나님이시여 원컨대 한 사람을 이 회중 위에 세워서

모세는 자신의 죄를 변명하는 대신 자인함으로써 죄의 대가를 달게 받을 결심을 하였습 니다. 그가 바라던 가나안 땅에는 들어갈 수도 없었지만 누구를 원망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신에 가나안 진입의 성업이 계속하여 완성되도록 새로운 후임자를 하나님께서 세워 주시길 간청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에서 사사로운 개인의 명예나 유익보다는 하나님의 뜻에 승복하며, 전체의 유익을 구하는 참된 지도자의 자질을 보여 주게 됩니다.

 

17: 그로 그들 앞에 출입하며 그들을 인도하여 출입하게 하사 여호와의 회중으로 목자 없는~

출입한다는 말은 지휘 및 행동한다는 뜻이지만, 직무 수행을 가리키는 뜻이 있습니다. 가나안 입성을 위해 백성들을 재무장시키며 영적으로 정치적으로 인도할 수 있는 차기 지도자의 모든 일상 업무를 총칭하는 표현으로 ‘출입’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또 알 수 있는 것은 지도자가 없는 이스라엘은 목표도 없게 되고, 위험에 방치되 고, 죄악의 함정에 빠지게 될 수밖에 없는 연약한 어린양처럼 될 것이라고 염려했습니다.

 

 18: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눈의 아들 여호수아는 신에 감동된 자니~

여기에서 ‘신’은 히브리어‘루아흐’로 성령에 감동된 자입니다. 하나님의 의지에 의하여 지도자로 택함을 받았기 때문에 지도자로 선출되기 전부터 성령에 의해 철저하게 단련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 (여호수아)를 제사장 엘르아살과 온 회중 앞에 세우고 그들의 목전에서 그에게 위탁하여=

위탁한다는 말은 ‘자기가 할 법률 행위나 사실 행위들을 남에게 맡긴다.’는 뜻입니다.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가나안 입성을 위한 세부적인 지시 사항을 하달하며, 그 책임을 위임한 행위를 가리킵니다.

 

20: 네 존귀를 그에게 돌려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으로 그에게 복종하게 하라.=

존귀라는 용어는 ‘영예’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지도자로서의 권한(Authority)’을 가리킵니다. 권한은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모세의 안수 행위를 통하여 여호수아에게 공개적이고 합법적으로 이양되었습니다.

 

 21: 그는 제사장 엘르아살 앞에 설 것이요, 엘르아살은 그를 위하여 우림의 판결 법으로~

=모세가 중재가 없이 하나님과 직접 교통할 수 있었던 반면, 여호수아는 제사장을 통해서 만 하나님의 의사를 전달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이 모세 시대 제정일치 사회에서 여호수아 시대는 제사장 우위의 사회로 전환됨을 보여줍니다. 왕국 시대 이후에 는 종교권이 정치권에 예속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우림의 판결 법은, ‘우림과 둠밈의 판결 법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이스라엘 제사장들이 사용하던 제비뽑기 도구(모양은 같되 색갈이 다른 두 보석돌로 봄)입니다.

 

 22,23: 모세가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명하신 대로 하여 여호수아를 데려다가 제사장 엘르 아살과 백성들 앞에서 안수~=

성직의 권한을 가진 자가 상대방의 머리에 손을 얹는 제식적(祭式的) 행위입니다. 안수는 특수한 사명을 위임하기 위하여( 34:9), 축복하기 위하여( 48:14), 병을 고치기 위하 여( 6:5), 침례를 베풀기 위하여( 6:2), 성직자를 성별하기 위하여 ( 6:6; 딤전 4:14), 성령의 은사를 전달하기 위하여( 8:17,18) 행하던 거룩한 행위입니다.

 

구약시대에는 성직자가 아닌 자라도 예외적으로 안수행위를 할 경우가 있었는데, 이는 속죄 제물에 자신의 죄를 전가시킬 경우입니다( 1:3,4 29:10).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안수한 행위는 이러한 여러 사유들 가운데서 특히 새로운 사명과 신령한 직위를 전달하고, 나아가 여호수아가 모세의 모든 권위의 후계자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결론)

광야 40년 생활이 끝날 즈음, 이스라엘 사회는 보다 온전해지고 보다 강해지고 보다 체계 가 잡혔습니다. 그야말로 일치 단결되고 공평한 사회구조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상속법의 체계도 보다 합리적으로 변하고 새로운 지도자가 선출되며 요단강 건너 가나안을 향해 진군하려는 굳은 의지와 단결력이 생겼습니다. 광야생활이 없었다면 얻어지기 어려운 부분 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오래 해 오며, 여러 번 넘어지고 자빠지고 고난을 당하기도 하고 믿음으로 쟁투하기도 했지만, 그런 모든 것이 하나님 나라로 들어 가기 위한 필수 훈련임을 깨달아야 하고 불평보다는 수긍을, 원망보다는 감사를, 절망보다는 소망을 품는 그런 믿음으로 계속 살아 가야 할 줄 믿습니다.

 

113023 안익선 목사 / 참조: 행함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