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4장 강해(총독 벨릭스 앞에 선 바울 )
서론)
사도 바울은 3차 전도 여행 중 성령님을 통해, 예루살렘에 가면 결박과 환난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았음에도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예루살렘에 도착했습니다. 도착 후 이튿날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이자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와 교회 장로들을 만나 그들에게 전도 상황 및 결과를 보고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정결 의식을 행하였고, 그 결례를 마친 후, 성전에 있을 때…… 아시아로부터 온 유대인들이 무리를 충동하여 바울을 붙들고 소동을 일으켰습니다. 무리가 바울을 성전 밖으로 데리고 나가 바울을 때렸습니다. 이를 본 로마 군인들이 개입하여 바울의 구타를 막았고, 천부장은 군인들에게 바울을 결박하여 부대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런 직후, 바울이 천부장의 허락을 받고 변론을 하였지만(행22장), 변론을 들은 무리가 흥분하여 떠들고 옷을 벗어 던지고 티끌을 공중에 날리자 천부장이 바울의 변론을 막습니다.
다음날 천부장이 산헤드린 공회를 소집하였는데, 그 이유는 유대인들이 왜 바울을 고발하였는지 진상을 파악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공회가 열리자 바울이 다시 변론하였고, 바울의 변론으로 바리새인과 사두개인 사이에 ‘부활 논쟁’이 격렬하게 벌어지게 됩니다.
천부장은 소란을 피해 바울을 다시 부대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이후 바울을 죽이려고 암살단 40여 명이 결성되었다는 첩보를 들은 천부장은 야밤에 바울을 예루살렘에서 약 100km 떨어진 총독의 관저가 있는 가이사랴로 바울을 호송시켰습니다.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이 미결수의 신분으로 가이사랴에 도착한 이후, 재판이 벌어진 상황의 기록입니다.
본론)
가)변호사 더둘로가 바울을 고발하다(1-9절)]
[1 닷새 후에 대제사장 아나니아가 어떤 장로들과 한 변호사 더둘로와 함께 내려와서 총독 앞에서 바울을 고발하니라 2 바울을 부르매 더둘로가 고발하여 이르되 3 벨릭스 각하여 우리가 당신을 힘입어 태평을 누리고 또 이 민족이 당신의 선견으로 말미암아 여러 가지로 개선된 것을 우리가 어느 모양으로나 어느 곳에서나 크게 감사하나이다 4 당신을 더 괴롭게 아니하려 하여 우리가 대강 여짜옵나니 관용하여 들으시기를 원하나이다 5 우리가 보니 이 사람은 전염병 같은 자라 천하에 흩어진 유대인을 다 소요하게 하는 자요 나사렛 이단의 우두머리라 6 그가 또 성전을 더럽게 하려 하므로 우리가 잡았사오니 (6하반-8상반 없음) 8 당신이 친히 그를 심문하시면 우리가 고발하는 이 모든 일을 아실 수 있나이다 하니 9 유대인들도 이에 참가하여 이 말이 옳다 주장하니라]=
사도 바울이 미결수의 신분으로 총독의 관저로 호송된 것을 알게 된 대제사장과 그의 추종자들은 변호사 더둘로를 대동하여 가이사랴에 와서, 총독 벨릭스에게 바울을 고발합니다.
고발 내용은 3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소요죄(5절), 둘째는 불법단체 결성죄(5절), 셋째는 성전모독죄(6절)입니다. 대제사장은 바울을 고발하면서, 범죄 사실과 증거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없었기에 총독이 공의로운 판결을 하지 못하도록 언변이 능한 사람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대제사장은 장로들을 데리고 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내세웠고, 또한 유대인들이 동조하게 하여(9절) 여론 재판을 유도하였습니다.
고발자들의 변호사 더둘로는 과한 아첨으로 재판자의 환심을 사려했던 점(2절) 역시 공정한 판결을 하면 불리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당시 그 지역은 총독으로 인해 그리 태평을 누리는 시대가 아니었습니다. 역사 자료에 따르면, 총독 벨릭스는 자기 관할 지역에서 발생한 분쟁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2년 후에 로마로 송환될 정도로 정치를 잘하지 못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총독 벨릭스가 고발단의 변호사 더둘로의 고발 내용을 다 듣자 아첨하는 걸 알면서 내색은 아니하고 바울에게 변론 기회를 주었습니다. 바울의 변론 내용은 10절부터 21절까지 있습니다. 그중에 첫째 고발 내용에 대한 바울의 변론입니다.
나)벨릭스 총독이 바울에게 변론케 하다(10-23절)
[10 총독이 바울에게 머리로 표시하여 말하라 하니 그가 대답하되 당신이 여러 해 전부터 이 민족의 재판장 된 것을 내가 알고 내 사건에 대하여 기꺼이 변명하나이다 11 당신이 아실 수 있는 바와 같이 내가 예루살렘에 예배하러 올라간 지 열이틀밖에 안 되었고 12 그들은 내가 성전에서 누구와 변론하는 것이나 회당 또는 시중에서 무리를 소동하게 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으니 13 이제 나를 고발하는 모든 일에 대하여 그들이 능히 당신 앞에 내세울 것이 없나이다]
1)더둘로가 고발한 첫째 항목은 ‘소요죄’입니다.
더둘로가 바울에게 소요죄를 적용시켜려고 했던 이유는 바울을 정치범으로 몰아붙이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로마에서 파견된 총독이 관할 지역에 발생한 소요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는 총독으로서는 상당한 심적 부담이 되는 일입니다. 고발단은 총독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면서 바울을 정치범으로 몰아 사형 판결을 내리도록 유도하였습니다.
소요죄에 대하여 바울은 자신이 예루살렘에 도착한 지 12일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고 그 기간에도 결례를 행하고 예배하는데 집중하였기에 소요를 일으킬만한 시간적 여유나 환경이 되지 않았다고 변론합니다. 그리고 소요를 일으키는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있다면 그 목격자를 이 자리에 데리고 왔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2)다음은 둘째 고발 내용에 대한 바울의 변론입니다.
[14 그러나 이것을 당신께 고백하리이다 나는 그들이 이단이라 하는 도를 따라 조상의 하나님을 섬기고 율법과 선지자들의 글에 기록된 것을 다 믿으며 15 그들이 기다리는 바 하나님께 향한 소망을 나도 가졌으니, 곧 의인과 악인의 부활이 있으리라 함이니이다 16 이것으로 말미암아 나도 하나님과 사람에 대하여 항상 양심에 거리낌이 없기를 힘쓰나이다]
더둘로가 고발한 둘째 항목은 불법단체 결성죄입니다. 더둘로는 바울을 나사렛 이단의 우두머리라고 말했습니다. 나사렛은 예수님께서 성장한 지역이었기에 당시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가리켜 ‘나사렛 예수’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더둘로가 말한 나사렛 이단은 곧 예수님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결성된 기독교 단체라는 뜻이며, 그 단체의 우두머리가 바울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둘로는 바울을 로마 사회를 어지럽히는 불법적 이단 단체의 수장으로 몰아갔던 것입니다.
여기에 대한 바울의 변론은, 고발단이 말하는 이단의 도는 따르는다 함은 결국 유대인 조상이 섬기고 믿던 하나님의 도(道)와 동일한 것이며, 고발자들이 믿는 율법과 선지서 역시 자신도 믿고 있으며, 또한 의인과 악인의 부활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있음도 동일하다고 변론했습니다.
3)다음은 셋째 고발 내용에 대한 바울의 변론입니다.
[17 여러 해 만에 내가 내 민족을 구제할 것과 제물을 가지고 와서 18 드리는 중에 내가 결례를 행하였고 모임도 없고 소동도 없이 성전에 있는 것을 그들이 보았나이다 그러나 아시아로부터 온 어떤 유대인들이 있었으니 19 그들이 만일 나를 반대할 사건이 있으면 마땅히 당신 앞에 와서 고발하였을 것이요 20 그렇지 않으면 이 사람들이 내가 공회 앞에 섰을 때에 무슨 옳지 않은 것을 보았는가 말하라 하소서 21 오직 내가 그들 가운데 서서 외치기를 내가 죽은 자의 부활에 대하여 오늘 너희 앞에 심문을 받는다고 한 이 한 소리만 있을 따름이니이다 하니]
더둘로가 고발한 셋째 항목은 성전 모독죄입니다. 앞에 두 개의 고발 내용이 정치 사회적 사안이라면 마지막은 종교적 사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울이 성전을 모독했을 리가 있겠습니까? 하나님께 드릴 제물을 가지고 왔고, 결례를 행하였다는 점을 들어 바울은 자신의 결백을 변론했습니다. 아시아에서 온 유대인들이 반대할 사건이 있으면 그들이 직접 와서 고발해야 하는데 그들이 재판에 오지 않은, 이 고발 건은 무효임을 주장하였습니다.
[22 벨릭스가 이 도에 관한 것을 더 자세히 아는 고로 연기하여 이르되 천부장 루시아가 내려오거든 너희 일을 처결하리라 하고 23 백부장에게 명하여 바울을 지키되 자유를 주고 그의 친구들이 그를 돌보아 주는 것을 금하지 말라 하니라]
총독 벨릭스는 바울이 말하는 예수교에 대해서 이미 많은 소문을 들었기에 적지 않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울의 변론을 듣고난 후, 바울에게 유죄 판결을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무죄 판결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이었고 또한 혹 뇌물을 바울에게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탐욕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다)벨릭스에게 복음을 전하다(24-27절)]
[24 수일 후에 벨릭스가 그 아내 유대 여자 드루실라와 함께 와서 바울을 불러 그리스도 예수 믿는 도를 듣거늘 25 바울이 의와 절제와 장차 오는 심판을 강론하니 벨릭스가 두려워하여 대답하되 지금은 가라 내가 틈이 있으면 너를 부르리라 하고 26 동시에 또 바울에게서 돈을 받을까 바라는 고로 더 자주 불러 같이 이야기하더라 27 이태가 지난 후 보르기오 베스도가 벨릭스의 소임을 이어받으니 벨릭스가 유대인의 마음을 얻고자 하여 바울을 구류하여 두니라]
총독 벨릭스는 아내 드루실라와 함께 바울을 불러 주님의 도를 들었습니다. 그 내용의 핵심은 복음, 곧 의와 절제와 심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에 있는 사람은 의를 행하는 사람이 되며,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절제의 사람이 되며, 심판의 날을 기억하며 그때에 하나님으로부터 받을 결산의 상급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 됩니다.
총독 벨릭스는 공의로운 판결을 해야 하는 위치에서 유대인의 마음을 얻고자 하여 바울을 구류하는 등 의와 절제와 심판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습니다. 벨릭스 부부는 사도 바울의 강론을 듣고 잠시 두려워했을 뿐, 주님의 십자가도를 깨닫는데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관심은 복음보다는 바울로부터 돈을 받을 궁리에 빠져 있었습니다. 제사보다는 잿밥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러하였습니다.
결론)
결국 더둘로 일행의 고발은 별효과를 보지 못하고 물러 가야 했으며, 다음 장들에서 새로 잠시 부임한 베스도나 유대의 분봉왕 아그립바 왕 같은 자들 앞에 바울은 또 다시 서서 복음을 증거하게 됩니다. 우리 대부분의 인생들 역시, 하나님의 말씀보다 세속적인 가치관이나 물질에 마음이 더 가 있다면 하나님의 말씀을 아무리 자주 듣더라도 그 말씀은 잠시 흥미나 약간의 감동으로 끝날 뿐,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안에서 의를 행하며,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절제를 하며, 하나님으로부터 받을 상급이 있는 심판의 날을 예견하며 살아갈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각자의 이름을 불러 택하여 주셨습니다. 믿음이 부족하였더라도? 우리 각자의 이름을 불러 주시면서 의와 절제와 심판의 말씀을 깨닫게 도와주셨습니다. 벨릭스와 같은 사람이 많은 이 시대에 그들의 풍습을 쫓아 살아가지 말고, 나의 이름을 불러 주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살아가십시다. 심판의 날을 기억하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과감히 잘라 버리고,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안에서 오늘 하루도 주님의 걸어 가신 길을 우리도 묵묵히 따라 걸어 가십시다.
100824 안익선 목사 / 참조:김광욱 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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