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호걸영웅 2008. 3. 15. 11:19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아침 햇살에 눈부시게 아름답고 고요한 너,

예루살렘, 예루살렘아!!!

오늘도 주님의 은혜 아래 잘 잤느냐?

평안하였더냐?

그 성전 아래 벽에서는 오늘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눈물이 너를 적셨더냐?

감람산 건너 눈부신 황금 돔은 여전히 눈에 아련쿠나!

골고다언덕 오르는 골목의 빵 굽는 자여!

오늘도 얼마나 많은 주린 자들이 너희를 찾았더냐?


파리의 어느 골목에 깔린 돌조각 길처럼

숱한 사연으로 닳고 닳은 고난의 길이여!!!

오늘은 누가 라틴어를 외우며 십자가를 졌더냐?

로즈마리 우거진 어느 성터 위에

아담하게 서서 있는 성문이여!

그립고 그립구나, 언제 또 너를 보게 되랴?

천상의 황홀한  영광의 눈부심처럼 빛나는 예루살렘아!!!

오늘도 주님의 은혜 아래 정말 평안하더냐?

포성이 난무하는 파레스타인 난민촌에서

피 흘리고 두개골이 깨지고 팔다리가 터져나가도

너는 여전히 빙그레 미소 지으며 푸른 하늘만 바라보고 있구나.


금방이라도 혼절할 듯 절규하며 저주하며

자식과 남편을 잃은 아랍 여인네의 분노를

애써 외면하려 너는 그저 잔잔한 미소만을 머금고  

순례자들의 수다스러움에만 네 귀를 기울이며

날마다 똑같이 읊조리는 기도소리에

새벽잠에서 깨어나, 네 따스한 봄날의 젖가슴을

부스스 열어젖혔더냐?


아, 그리운 예루살렘, 예루살렘아!!!

너는 전쟁도 살육도 슬픔도 모두

잊어버린 실성한 어느 처녀처럼

오늘도 기뻐하며 소리 내어 깔깔대며

기드론의 계곡으로 치달려라!!!

그리곤 이내 지쳐 깊고 깊은 잠에 빠져

한없이 넓고도 넓은 풀밭에 핀 야생화 들꽃을 

꺽고 또 꺽어 가득 품에 안고

늙은 아버지가 네 이름을 불러주던 그 집을 향해

그 작고 하얀 손을 흔들며 달음질치는

길고긴 꿈을 꾸고 또 꾸거라!              


  2008.3.15. 익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