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서

아가서 강해 서론

호걸영웅 2024. 3. 30. 05:59

아가서 강해 서론

 

1. 아가서 연구의 중요성
아가서는 성경 중에서 해석하기가 어려운 책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아가서를 해석하기 어려운 책으로 여기는 이유들은 두어 가지가 있습니다.

1)우선 아가서는 풍부한 상상들을 압축된 시적 언어로 표현한 서정시 같은 글입니다. 또한 아가서는 2)외견상 뚜렷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여기에 아가서는 배경이 되는 실제 역사적 사건들이나 경험들이 모두 내용 뒤에 숨어있고 단지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깊은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순수한 고백들이 대화형식으로 전개되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아가서는 마치 단편적인 사랑 노래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아가서의 압축된 시적 표현이나 일관성 없어 보이는 내용 전개 등은 아가서를 해석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역사적으로 아가서를 해석하는 여러 이론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가서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여도 아가서가 정경(Cannon) 속에 들어 있는 책이기 때문에, 아가서는 우리들의 신앙과 생활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보 아야 합니다.

 

유대인들에게 아가서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성경입니다. 그것은 아가서가 유대인들의 명절에 낭독되는 성경 다섯 권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죠. 아가서는 특별히 유대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명절인 유월절 기간 동안 회당에서 낭독되었다.

 

참고적으로, 명절과 관련해 읽혀진 다섯 권의 책들은 아가서를 비롯하여 룻기, 에스더서, 예레미야 애가, 전도서-라고 합니다.

유월절에는 아가서가 낭독되고 오순절에는 룻기가 낭독되었습니다. 초막절에는 전도서가 낭독되었으며, 에스더서는 부림절에 낭독되었어요. 그리고 예레미야 애가는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날인 아브월 9일에 낭독됩니다. 이 다섯 권의 책을 유대교에서는 특별히 '하메쉬 메길롯트', '다섯 개의 두루마리'라고 부릅니다.

 

아가서는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개역 성경의 순서에서 볼 때 전도서 다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의 히브리어 성경에서도 아가서는 룻기와 전도서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전도서와 가깝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아가서와 전도서가 서로 가깝게 위치되어 있는 것은 이 두 권의 책이 우리들의 영적 생활에 균형을 이루기 때문일 것이라고 합니다.

 

전도서는 우리들의 지성과 정신적 생활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 아가서는 우리들의 가장 중요한 감성적인 부분, 곧 사랑에 그 초점을 두고 있죠. 전도서의 중심 메시지는 인생이 하나님을 위하여 살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는 점인 반면, 아가서는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으로 의미 있는 삶의 핵심임을 전해 줍니다. 그런 점에서 전도서와 아가서는 우리들이 머리와 가슴을 다 함께 하나님께 드려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 셈입니다.

 

2. 아가서의 명칭

우리말 개역 성경에서 '아가서'라고 번역된 히브리어의 본래 명칭은 '시르 하시림'이예요. 그 명칭이 지니고 있는 의미는 '노래 중의 노래'라는 뜻이죠.

이 표현은 '왕 중의 왕'이나 '만주의 주'처럼 최상 급을 나타내는 히브리식 어법입니다. 성경에

따르면, 솔로몬이 1005개의 노래를 지었는데(왕상 4:32), 이 많은 노래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노래가 곧 '아가서'입니다.

 

3. 아가서 내용의 특징

아가서는 성경의 다른 책들과 비교해 볼 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들을 지닙니다.

(1) 첫째로, 에스더서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찾아보기 힘들죠. 단지 8:6에서 단 한번 '여호와'가 언급되고 있을 뿐이죠. 아가서에서는 세속적 성격의 청춘 남녀의 사랑, 신랑 신부 사이의 대화들, 그리고 노골적인 육체적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와 노래 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2) 아가서에는 계시와 관련된 어떤 내용도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찬송, 기도, 회개와 같은 의례적인 종교적 언어도 찾아볼 수 없어요. 인간의 에로스적 사랑을 통하여 하나님과의 깊고 신령한 관계를 드러내 주고 있는 말씀입니다.

(3) 아가서는 신약성경 어디에서도 인용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아가서의 내용은 교회와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4) 아가서는 표현 속에서 강조된 세속적 성향 때문에 잘못 읽으면 오해할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13세의 성년식이 있기 전에는 아가서 읽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요.

 

4. 아가서의 문학적 특징

(1) 엄격한 의미에서 아가서는 지혜문학에 속하지 않는 사랑을 고백하는 시, 혹은 노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창조자의 선물로 생각하는 것이며, 인간 생활의 중요한 규범으로 여깁니다.

(2) 아가서의 대부분은 사랑하는 자와 사랑 받는 자 사이의 대화입니다. 그러나 그 중의 상당 부분은 상대방이 옆에 없을 때 상상으로 말하는 독백형식의 내용이죠.

(a) 남자가 여자에 대해 치하하는 표현(4:1-7; 6:4-7; 7:1-9)
(b)
여자가 남자에 대한 그런 표현(5:10-16)
(c)
여자 자신의 아름다움을 겸손하게 낮추는 자기 표현들(1:5, 6; 2:1; 8:10)
(d)
사랑하는 사람의 옷이나 장신구 등을 예찬하는 찬탄의 노래(1:9-11; 4:9-11)
(e)
서로 떨어져 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갈망의 노래(1:2-4; 2:5,6; 8:1-4, 6, 7) 이런 노래들은 서로 떨어져 있음이 오히려 사랑하는 마음을 더욱 일으켜 줌을 강조합니다.
(f)
두 차례에 걸쳐 등장하는 여자의 사랑하는 남자를 찾아다니는 이야기(3:1-4; 5:2-7).

(3) 아가서에는 그림 같은 풍부한 표현을 통하여 사랑의 따뜻함과 강력함을 보여줍니다. 연인들의 육체와 그들이 지니고 있는 정열적인 갈망을 너무도 솔직하고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지만, 그것이 지나치지는 않습니다. 

 

5. 아가서의 저자와 저작 연대

아가서는 1:1에서 언급하고 있는 대로, 솔로몬이 이 책의 저자라는 것이 교회의 전통적인 견해입니다. 이유는?

(1) 솔로몬의 이름이 1:1을 포함하여 여섯 군데에서 언급되고 있음(1:1,5; 3:7,9,11; 8:11-12).

(2) 아가서의 사랑하는 자는 또한 왕으로 언급되고 있음(1:4, 12; 3:9,11; 7:5). 그가 왕이었다는 사실은 그의 값비싼 침상 가마(3:7-10)와 왕가의 수레(6:2) 등에 관한 언급에서 증명됩니다.

(3) 아가서에 등장하는 자연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솔로몬의 많은 지혜와 조화됨(왕상 4:32-33). 아가서에는 21종의 식물 이름들과 15 종류의 동물 이름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렇게 다양한 동식물의 지식을 지니고 있는 인물로는 솔로몬보다 더 적합한 인물이 없죠.

    

참고로 21종류의 식물 이름들 중에 대표적인 것을 지적하면 : 고벨화(1:14; 4:13); 백향목(1:17); 잣나무(1:17); 수선화(2:1); 백합화(2:1); 사과나무(2:3); 포도나무(2: 13); 무화과나무(2:13); 석류나무(4:13); 나도초(4:13); 번홍화(4:13); 창포(4:4); 계수(4:14); 합환채(7:13)등입니다.

 

15종류의 동물 이름들 중 대표적인 것을 지적하면; 노루(2:7); 사슴(2:7); 비둘기 (2:14; 4:1; 5:2); 여우(2:15); 염소(4:1); 암양(4:2); 사자(4:8); 표범(4:8)등이죠.

 

아가서의 저작 연대는 아마도 솔로몬의 통치시대인 주전 971년에서 931년 사이로 봅니다. 솔로몬은 칠 백 명의 처와 삼 백 명의 첩을 거느린 인물이었는데(왕상 11:3), 어떻게 결혼의 충실성을 보여주는 아가서의 사랑 노래를 지을 수 있었을까? 그런 점에서 아가서에 등장하는 '사랑 받는 자'는 그의 첫 번째 부인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6. 아가서의 배경 이야기

아가서의 주인공은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이다. '술람미 여자'라는 표현은 6:13에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서 '술람미 여자' '수넴 여자'를 의미한다. 수넴은 이스르엘 계곡 근처에 있었던 시골마을이죠. 아마도 솔로몬 왕은 북쪽 에브라임 산지에 포도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이 포도원을 소작인들에게 맡겼는데, 술람미 가족은 이 소작인 가족들 중의 하나였어요. 술람미의 가족은 어머니와 두 아들 그리고 술람미가 있었죠(1:6; 6:13).

술람미는 태어날 때부터 미모를 갖추었지만,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시골 아가씨였고(1:5). 아마도 그의 오빠들은 이복형제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오빠들은 술람미를 포도원에서 너무 부려먹어서 그녀는 자신의 미모를 가꿀 여유가 없었죠(1:6). 그녀는 포도나무의 가지를 치고 작은 여우를 잡기 위하여 덫을 놓았습니다. 양떼를 치며 온종일 밖에서 일을 하느라 햇볕에 얼굴이 몹시 그슬렸어요(2:15; 1:8, 5).

그런데 어느 날 솔로몬이 변장을 하고 그의 포도원에 나타나서 술람미 아가씨에게 관심을 보입니다(1:6).

술람미는 솔로몬을 평범한 목자로 생각하고 그의 양떼들에 관하여 물었습니다 (1:7). 솔로몬은 얼버무리면서 그녀에게 사랑에 찬 말 몇 마디를 던지고는 앞으로 값진 선물들을 주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1:8-11). 그날 밤 술람미 아가씨는 솔로몬에 대한 꿈을 꾸면서, 한동안 그가 가까이 있는 듯이 생각합니다(3:1). 마침내 솔로몬은 찬란한 왕위를 갖추고 돌아와 그녀를 왕비로 맞아들이게 됩니다(3:6-7). 신데렐라 이야기와 유사한 구성이 아닌가 해요.

7. 아가서의 구조

외관상 아가서는 단편적이고 일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세 가지 주제가 그 중심 항목임을 알 수 있죠. (1) 구혼 (2) 결혼, 그리고 (3) 결혼 후 소원해진 관계가 다시 회복되어 서로간의 사랑을 체험하는 깊은 애정의 경지 등입니다. 아가서의 그러한 내용은 주로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 사이의 대화로 이루어집니다. 이 두 사람 사이에는 예루살렘 여자들이 등장하여 둘 사이의 대화를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아가서의  중심 주제와 그 내용을 대화의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1:1-3:5은 솔로몬과 술람미 아가씨의 구혼시절을 다루고 있고, 본 항목의 중심 화자는 술람미 아가씨로서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건들을 회상하고 있죠.
(2) 3:6-5:1
은 결혼식에 관한 노래입니다. 신부의 행렬이 예루살렘을 향하여 진행되고 결혼잔치가 벌어집니다. 본 항목에서의 중심 화자는 신랑인 솔로몬이며, 당시의 관습대로 신랑은 신부를 찬양하는 말을 하게 됩니다.
(3) 5:2-8:14
은 결혼 이후 행복한 부부생활을 그리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3)의 내용은 다시 세 가지 소 항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a. 5:2-6:3은 갓 결혼한 술람미 여인이 꿈에서 솔로몬과 헤어지는 체험을 묘사

b. 6:4-8:4은 두 부부사이에 회생된 사랑의 관계가 시간과 경험을 통하여 더욱 깊어지는 결혼생활을 노래하고 있고, 중심 화자는 신랑입니다.
c. 8:5-14
은 짧은 결귀(에피로그)로서 남편과 아내가 주고받는 대화입니다. 이 대목의 주제는 두 부부 상호간에 성숙된 사랑이며, 아가서 구성 형식은 오늘날의 뮤지컬을 연상하게 합니다.

8. 아가서의 저술 목적

(1) 아가서가 보여주는 표면적이고 일차적인 내용은 인간 사이의 고귀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가서는 인간의 사랑이 하나님의 위대하고 놀라운 선물임을 제시합니다.

그런 점에서 아가서는 확장된 잠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금욕주의가 성에 대한 기독교적 견해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에 의하여 설정된 결혼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도 육체적인 사랑의 본질적 선함과 정당성이 거부되는 경향이 있었죠. 아가서는 극단적인 성적 추구나 남용과, 금욕주의라는 또 다른 극단 사이의 건전한 균형을 대담한 언어 표현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가서에 등장하는 한 쌍의 연인의 사랑은 시작 부분에서부터 마지막 부분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강력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시의 힘은 절정 부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주제를 독창적이고 섬세하게 반복하여 묘사하는 데에 있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자는 떨어져 있을 때에도 상대방을 갈망하고(3:1-5), 함께 있을 때에도 완전한 즐거움을 누립니다(7). 왕궁의 찬란함 속에서도(1:2-4) 전원의 고요함 속에서도(7:11 이하) 사랑의 풍요로움을 경험합니다. 사랑은 죽음같이 강하고 물도 그 뜨거움을 끄지 못하고 홍수도 엄몰하지 못합니다. 그 사랑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긴 하지만 도저히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8:6, 7).

결론)

 아가서는……신학자 영(E. J. Young)에 의하면, "아가서는 단지 인간의 사랑의 순결성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경의 한 부분으로서 이 책은 우리 인간의 사랑보다 더 순결한 한 사랑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준다." 그것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이상적 관계, 그리고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이상적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바울이 에베소서에서 부부 간의 사랑을 설명하면서(5:22-33) 부부의 사랑은 곧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임을 밝힌 것도 이런 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그래서 바울은 부부의 관계와 그리스도&교회의 관계를 큰 비밀이라고 천명하였다. -라고 했습니다.

 

031424 안익선 목사/권혁승 교수& 크리스찬 투데이